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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속의 복음]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 하느님의 참된 ‘어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873회 작성일Date 20-12-29 18:12

    본문


    자식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리니까, 어른인 내가 나아갈 방향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녀들에게 다양한 것들을 요구하고 시키고 했는데, 자녀들이 부모의 노력을 지나친 간섭과 강압으로 받아들여 부모에게 반항하면서 여러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일들이었는데, 노력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자녀가 내뱉은 가시 돋친 말들이 비수가 되어 마음에 박히다 보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서러울 법도 하지요.

    그러나 지혜로운 부모들은 자신의 뜻을 자녀에게 강요하거나 닦달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더 좋고 올바른 길인지를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여 선택하도록 자녀를 믿고 기다립니다. 생각해보면 저의 어머니도 그런 분이셨습니다. 단 한 번도 특정한 무엇을 이루라고 강요하신 적이 없었기에 제가 원하는 것들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다는 일에 대놓고 반대하신 적이 없었고,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책망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선택은 늘 저의 몫이었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저의 것이었습니다. 저를 사랑하지 않아서 ‘방치’해 두신 것이 아니라 저를 온전히 믿고 잘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믿음은 사제로 살아가는 제 삶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이라고 합니다.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내 ‘욕심’이 끼어들지 않도록 항상 깨어 조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자녀 스스로가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당장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을,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점들을 인내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인생의 ‘선배’이자 ‘보호자’로서 자녀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다해야 하니 어렵고 힘든 길이지요.

    1월 1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마리아께서 ‘참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심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그런데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은 교회의 역사 안에서 많은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인 마리아가 어떻게 하느님을 ‘낳은’ 어머니가 될 수 있느냐며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관계를 ‘높고 낮음’으로만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는 것은 그분이 예수님보다 높거나 우월한 존재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이해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자녀들의 모습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고, 알아서 잘할 때까지 사랑과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믿고 기다리는 것처럼, 마리아께서도 아들 예수님에 관한 일들이 도저히 이해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울 때에도 그 모든 것들을 가슴에 품고 거기에 숨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천천히 곱씹으며 그분의 뜻이 이루어질 때까지 믿고 기다리셨기에, 몸과 마음과 영으로 하느님의 참된 ‘어머니’가 되실 수 있었던 것이지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성모 마리아께만 유보된 ‘특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즉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주어지는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품고 그 의미를 곰곰이 되새기며 그 뜻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께서 매 순간 나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시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기념하는 이유이자 의미입니다.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0-12-2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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