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등록 비번분실
   
선교홍보마당
작성자 레나
작성일 2009/05/04
ㆍ조회: 974  
가정은 나의 순교성지

장세정 세실리아/12구역4반

 

일 년 중 가장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계절 4월의 끝자락! 우리 레지오 일행은 화창한 날씨와 신부님의 강복까지 얹어서 축복과 감사의 마음을 안고 어농성지로 향하였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신부님께서는 야외미사로 준비했다고 하셨다. 신부님 머리 위로 "천만 번 죽을지라도 저 십자형틀에 묶이신 분을 모독할 수는 없소"라는 글이 쓰인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미사가 거행되고 힘 있는 어조로 신부님 강론이 시작되었다. 아픈 아내와 사는 남편의 이야기다. 그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아픈 아내로 인해 자신의 신앙이 깊어졌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의 생명의 양식인 셈이었다.

그때 나의 생명의 양식인 남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싱크대배수관이 터져서 부엌이 온통 물바다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 나는 성지도 편이올 수 없단 말인가! 미사 중 계속 연락이 왔다. 보수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떻게 이렇게 해놓고 갈 수가 있느냐 등등. 화가 난 남편의 감정이 고스란히 이 성지까지 날아왔다. 남편은 모처럼 쉬는 날 하필 혼자 있을 때 왜 이런 난리가 났는지에 대해 당황스런 자신의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나보다.

점심을 먹고 신부님은 우렁차고도 낭랑한 목소리로 여러 곡의 노래를 불러주셨다. 걱정스런 내 마음을 주님이 위로라도 해주시는 것처럼…. 신부님 노래가 은총을 타고 내 영혼 안으로 흘러들어 나를 씻어주는 것 같았다. 신부님은 청년사목에 아주 관심이 많다고 하셨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늦지 않은 시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관문을 여니 홍수가 난 집안처럼 어수선하였다. 집안의 온갖 수건은 걸레가 되어있었고 싱크대 그릇들이 종류별로 마루를 가득 채웠다. 그간의 상황이 안 봐도 비디오처럼 떠올랐다. 남편은 오늘 사건의 전말을 줄줄이 읊기 시작했다. 화도 나고 짜증도 난 모양이었다. 레지오에 입단하여 처음 야외행사로 간 성지순례신고식을 톡톡히 치룬 셈이었다. 물난리 난 게 내 탓 아닌데 내가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지 오늘만큼은 참아야지 성지까지 다녀왔는데. 그래 내가 죽자!

집안 정리가 대충 끝나고 앉아 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오늘 여기가, 내 가정이 바로 나에겐 순교해야할 성지구나 우리 선조들은 피로써 신앙을 증거했지만 우리는 매일매순간의 삶속에서 순교할 수 있구나, 그러고 보니 내안에는 죽어야 할 내가 너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오늘 시험을 쳤다. 죽는 시험! 그래 죽자 죽어야 부활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주님 얼굴 보는 그날까지 천만 번도 더 죽어야할 것이다. "천만 번 죽을지라도 저 십자형틀에 묶이신 분을 모독할 수는 없소"라고 용기 있게 고백하며 순교한 윤유일 바오로의 말씀이 또 생각이 났다.

 

 

 

   
윗글 배티성지를 다녀와서
아래글 상추밭의 은총-신앙체험발표
번호     글 제 목 조회 작성일  작성자
29 순교성인들의 마음이 제 마음에 1364 2009-09-20 레나
28 가정을 지켜 주십시오 1344 2009-09-15 레나
27 하느님 자녀로 살고 싶습니다 1023 2009-09-15 레나
26 하느님 감사합니다 1425 2009-09-11 레나
25 다솜백일장-다솜상 1190 2009-08-23 레나
24 다솜백일장- 장려상 856 2009-08-01 레나
23 다솜백일장- 다솜상 823 2009-07-27 레나
22 다솜백일장-장려상 765 2009-07-26 레나
21 다솜백일장- 우수 상 860 2009-07-22 레나
20 다솜백일장-요한 상 861 2009-07-22 레나
19 다솜백일장 루카 상 788 2009-07-12 레나
18 다솜백일장 우수상 765 2009-07-12 레나
17 다솜백일장 우수상 863 2009-07-05 레나
16 다솜백일장 마르코 상 1229 2009-07-05 레나
15 다솜백일장 우수상 1359 2009-06-28 레나
14 다솜백일장 마태오상 1475 2009-06-28 레나
13 배티성지를 다녀와서 1146 2009-05-15 레나
12 가정은 나의 순교성지 974 2009-05-04 레나
11 상추밭의 은총-신앙체험발표 1309 2009-04-19 레나
10 견진성사를 준비하며 1056 2009-04-16 레나
1,,,1112
Copyright ⓒ 2003 mokdong. All Rights Reserved.    dasomnet@catholic.or.kr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서로 271(신정 6동 318) TEL : 02-2643-2212~3 교환) 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