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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38. 기도의 싸움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725~273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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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1,601회 작성일Date 23-10-21 20:4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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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포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기도가 ‘싸움’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기도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것처럼 즉각적인 만족감을 준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기도는 전쟁입니다. 전쟁은 고통이고 평화는 전쟁이 끝난 후에 옵니다. “기도란 일종의 싸움”이고 그 대상은 “우리 자신”과 “유혹자의 계략”(2757)입니다. 전쟁 중에는 승리하기 위해 싸우는 노고만 있을 뿐입니다.

    탈출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는 모세를 구원자로 만난 다음에 시작되었습니다. 파라오와 맞서기 시작하였고 광야로 나와서는 파라오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들은 쓰러져도 장대에 달린 구리 뱀을 보며 다시 일어나곤 했는데, 이 과정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결국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처럼 자기 자신을 매다는 일과 같습니다.

    김미경 강사가 거의 4년 만에 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강연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때 직원이 20명 정도 되고 연 수입이 10억 원 정도로 누가 봐도 성공한 유명 인사가 되었던 그녀는 논문 표절이 밝혀지며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아무도 그녀를 찾아주지 않았습니다. 삶을 끝내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무작정 걷는 일이었습니다. 몇 달을 그렇게 했습니다. 운동은 자기를 괴롭히는 일입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기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꽤 시간이 흐른 뒤 이런 생각과 마주칩니다.

    “강의 안 하면 어때, 미경아! 넌 왜 ‘너 자신’보다 ‘네 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

    자기 꿈과 생각을 끊으니 들리는 음성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나는 ‘숨만 쉬고 있어도 행복한 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러지 말고 ‘꿈을 찾으라고 채찍질하는 나’입니다. 이 ‘꿈을 찾으라는 나’가 나의 거짓 주인인 ‘자아’입니다. 기도로 자아를 십자가 제단을 통해 온전한 제물로 봉헌하면 다시 살 힘이 생깁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김미경 강사는 새 행복을 알았고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자아 포기와 영적 싸움 없이는 성덕도 있을 수 없다”(2015)라고 가르칩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니 우리가 자신을 버리면 버릴수록 우리는 더욱 성령의 지도를 따라서 살아가게 됩니다.”(736) 그래서 자기를 십자가에 매다는 기도를 멈추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죽으려는 마음보다 살려는 마음이 클 때 기도가 멈춥니다. 절제되지 않는 생존 욕구들을 기도를 통해 이겨야 합니다. 우선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마태 26,41)라고 하실 때 육체의 욕망이 있습니다.(2733 참조) 그리고 “소유욕과 지배욕에 맞서 싸우는 것”(2730)도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 동안 육체의 욕망과 소유욕, 그리고 지배욕을 이겨내셨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와서 시중들었습니다.

    부활을 믿으면 기도 중의 십자가를 견뎌낼 수 있습니다. 기도가 자기와의 싸움이기에 기도는 그 본질상 매우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부활이 약속된 죽음이기 때문에 기도의 고통은 감미로운 고통입니다. 걸음마 하기를 멈춘 아기는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도를 포기한 사람도 하느님처럼 되어가는 과정을 포기한 것입니다.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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