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성월 특집] 순례하기 ‘제일 좋은 시절’, 성모순례지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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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1,569회 작성일Date 23-05-15 13:03본문
우리가 성가로 노래하듯 성모 성월은 ‘제일 좋은 시절’이다. 여러 면에서 ‘제일 좋은 시절’이지만, 코로나19도 주춤하고 날씨도 화창한 요즘은 순례하기 ‘딱’ 좋은 시기다. 성모 성월을 맞아 성모순례지를 순례해보면 어떨까. 전국의 성모순례지를 소개한다.
우리나라에 성모순례지가 있다?
세계적으로 여러 차례 성모 발현이 있었고, 오랜 전통으로 성모 공경을 위해 많은 이들이 순례하는 순례지도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보편교회 안에서 교회의 역사도 짧은 편이고, 성모 발현도 없었기에 성모 공경을 위한 순례지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에도 성모순례지가 많다. 교황청이 인준한 성모순례지만도 무려 34곳이나 된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성모순례지가 있을 수 있을까. 바로 로마 성모대성당(Basilica Papale Santa Maria Maggiore)과 특별한 영적 유대를 맺고 있는 성당들이 있기 때문이다. 성모대성당과 영적 유대를 맺고 있는 성당은 성모대성당을 순례했을 때와 동일한 영적 은총을 받을 수 있다.
성모대성당은 로마에 있는 4개의 대성당 중 하나로 유럽에서 최초로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성당이다. 전설에 따르면 성모대성당은 제36대 리베리오 교황의 꿈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의 지시로 세워졌다고 한다.
358년 로마 귀족인 요한 부부는 꿈에 마리아가 나타나 눈이 내리는 곳에 성당을 지으라는 명을 들었는데, 그 다음날인 8월 5일 로마에 눈이 내렸다. 이에 요한 부부는 리베리오 교황을 찾아갔고, 교황 역시 같은 꿈을 꿨다며 무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쌓인 에스퀼리노 언덕에 성당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그 후 식스토 3세 교황이 431년 에페소공의회에서 ‘하느님의 어머니’ 교의를 발표한 것을 기념해 지금의 구조로 성당을 재건축했다. 이 같은 전설로 리베리오 대성당이나 성모설지전(聖母雪地殿)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성모 공경하고, 전대사도 받고
주교회의 순교자현양과 성지순례사목 위원회(위원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가 편찬한 「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에 수록된 성지 중에도 6곳이 성모대성당과 영적 유대를 맺은 성모순례지다.
서울대교구에는 주교좌명동대성당과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를 비롯해 11명의 성직자가 순교한 새남터 순교성지가 성모순례지다. 또 프랑스 루르드 동굴을 그대로 재현한 대구대교구 성모당,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중에 성모상을 둘러싸고 여러 표징이 나타났던 청주교구 매괴성모순례지, 순교자들의 성모 신심을 시작으로 한국교회 첫 성모성지로 선포된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성모승천을 주보로 모신 의정부교구 행주성당 등도 한국교회가 공인한 성지이자 성모대성당과 영적 유대를 맺고 있는 성모순례지다.
이밖에도 한국교회가 공인한 성지는 아니지만, 성모대성당과 영적 유대를 맺고 성모순례지가 된 성당들도 있다.
성모대성당과 영적 유대를 맺은 성모순례지들은 성모대성당을 순례한 것과 동일하게 전대사도 얻을 수 있다. 전대사는 잠벌(暫罰)에 대한 보속을 사면 받는 은사를 말한다. 교회는 우리가 고해성사로 죄를 용서 받지만 그 죄에 대한 유한(有限)한 벌, 즉 잠벌은 남아있어 보속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이 성모순례지에서는 전대사의 일반조건을 채우고 ▲리베리오 성모 대성당 봉헌 축일(8월 5일) ▲각 성당·성지 주보성인의 축일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전례적 대축일 ▲한 해에 한 번 어느 날이든 신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한 날에 순례하거나 ▲성모신심을 지니고 단체로 순례할 때 전대사를 얻을 수 있다. 전대사의 일반조건은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지향에 따르는 기도를 바치는 것이다.
성자께서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도록
전대사를 염두에 두고 순례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성모 신심을 위해 순례한다는 행위 자체가 신앙인에게 큰 도움이 된다. 성모 신심은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을 최대한 돕기” 때문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교회의 인준을 받은 “천주의 성모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신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부들은 “어머니께서 존경을 받으실 때에 그 아드님께서 바르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게 하며 그분의 계명이 준수되게 한다”고 가르친다.(「교회헌장」 66항)
성모대성당과 영적 유대를 맺고 있는 성당 외에도 성모 공경을 할 수 있는 순례지들도 여럿 있다.
대전교구 수리치골 성모 성지의 경우 한국교회의 성모 신심 단체가 시작된 곳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1846년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주교는 박해를 피해 수리치골로 피신하면서 성모 마리아의 전구로 조선교회가 박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성모 성심회를 조직했다. 인천교구가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세운 인천교구 성모순례지도 파티마에서 발현한 성모를 기억하며 기도할 수 있는 순례지다.
또 대구대교구 김천황금본당 성모당과 흥해본당 성모당은 대구대교구 성모당과 영적 유대를 맺고 있는 곳으로, 대구대교구 성모당과 같이 루르드 성모의 전구를 청하며 기도할 수 있는 곳이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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