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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신앙, 깊어가는 믿음: 냉담 중인 다 큰 딸의 신앙 회복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2,001회 작성일Date 21-07-08 10:34

    본문

    [내리신앙, 깊어가는 믿음] 냉담 중인 다 큰 딸의 신앙 회복은?


    부모와 자녀 간 유대감 토대로 자녀 스스로 마음 열도록 다가가야

     

     

    “신부님 저는 29살 딸에게 유년시절 신앙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딸에게 세례는 주었지만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성당 발길을 끊었습니다. 그때 성당을 왜 다녀야 하는지 이유를 다섯 가지만 말해주면 다니겠다고 했었는데, 제가 답변을 못해 준 것이 아직까지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주변에서는 때가 되면 다니게 될 것이라 말하지만, 유년시절의 신앙생활의 추억이 없고, 이제 독립을 앞둔 딸에게 어떻게 신앙을 전해줄 수 있을까요?”

     자녀 교육의 모든 면이 그렇듯 신앙교육에도 중요한 때가 있습니다. 그 시기는 바로 자신과 주변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유아기부터 자의식의 형성이 완성되는 청소년기까지입니다. 이 시기의 신앙체험은 자녀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각인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유아기에는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기도할 때 밝혀 두었던 촛불의 따스함, 성찬의 전례 때 맑게 울리는 종소리처럼 오감을 통해 신앙의 분위기를 인식하지요. 아동기에 이르러서는 주일미사, 식사 전 후 기도, 아침 저녁기도 등 규칙적인 기도 생활을 통해 신앙의 습관을 익혀 나갑니다. 그리고 성당에서 친구들과 놀고 함께 미사에 참여하면서 공동체의 기쁨도 알아갑니다. 청소년기는 친밀한 성당 친구들과의 관계에 몰입하는 시기로, 친구들과의 역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신앙체험을 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공동체와 함께하는 캠프, 피정, 나눔, 교리시간 등을 통해 회심의 순간도 만납니다. 이렇게 한 아이와 하느님은 끈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 끈이 단단하게 묶인다면 훗날 하느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때가 오더라도 다시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도 높지요.

     자녀가 태어난 순간부터 각 시기에 맞는 방법으로 하느님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입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이 이 역할을 놓치곤 합니다. 신앙을 이어주는 방법을 몰라서, 공부를 우선순위로 두어 ‘성당을 끊게’ 하면서, 신앙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지 않아서 등 때를 놓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요. 그런 뒤늦은 후회를 하는 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참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다행히 하느님께서는 자녀가 다 자란 후에도 몇 번의 기회를 더 주십니다. 그 기회를 받아들이고 아니고는 자녀들의 몫입니다. 이때 부모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와 친밀한 관계입니다. 왜냐하면 부모와의 애정 어린 신뢰와 친밀감은 자녀가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수용하는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초대는 이성적인 가르침이나 계율을 전달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자녀의 마음 속 도화지 위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가장 깊은 자리에는 이미 다른 것이 놓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뒤늦게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하려고 하면 자녀는 부담스럽겠지요. 마음의 도화지 위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한편으로 밀어내야 하니까요. 따라서 이 시기의 자녀들에게 신앙을 이어주기 위해서는 자녀 스스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섬세하고 부드럽게 다가가야 합니다.이미 성장한 자녀를 하느님과 연결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는 바로 자녀의 결혼입니다. 결혼을 준비할 무렵부터 하느님 앞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자녀를 잘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너희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 속에서 여는 것이 엄마의 평생소원이야”처럼 혼인성사의 의무를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바꾸어서 초대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미리 사제, 수도자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제 경험에도 사제, 수도자의 친절함과 환대, 그리고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을 통해서 신앙을 회복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기회는 바로 자녀가 아이를 낳았을 때 유아세례를 받도록 초대하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수호천사를 정해 주는 것은 부모가 없을 때라도 하느님의 천사가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있게 연결하는 의미를 가졌음을 이해시키면 어떨까요. 유아세례는 아기뿐 아니라 그들의 젊은 부모가 하느님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자녀를 신앙 안에서 기를 때 그 가정이 어떻게 하느님의 보호와 은총 아래 놓이게 되는지 경험을 통해 알려 주셔야 합니다.

     세 번째 기회는 가족의 중대사가 있을 때입니다. 자녀가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세상을 떠났을 때 자녀가 하느님께 의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지금 너의 기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 함께 기도하자. 하느님께서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 하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이 주신 특별한 은총의 기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카이로스(Kairos)인 하느님의 시간입니다. 일상의 어느 순간, 하느님께서는 자녀를 구원하기 위해 천사를 보내실 것이고, 자녀의 삶 가운데 마음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이 기회를 다시 포착하고 하느님과 연결하는 것은 부모의 시선과 노력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는 한 그 자녀는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모니카 성녀가 아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방탕함을 걱정할 때 암브로시오 성인이 해 주신 말씀입니다. 조금은 먼 길로 돌아왔지만 인생에서 자녀를 구원할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이를 식별할 수 있는 눈과 초대할 수 있는 지혜를 주님께 청해 봅니다.

     

    * 가톨릭굿뉴스 게시판에서 퍼옴 [가톨릭신문, 2021년 7월 4일, 조재연 신부(햇살사목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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