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기후위기로 인한 여러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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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2,085회 작성일Date 21-03-24 18:26본문
[알아볼까요] 기후위기로 인한 여러 문제들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을 차지할 것이다.”(신명 16,20)
정의란 우리가 누군가에게 온정을 베풀거나 도리만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의를 따라야만 우리가 살 수 있고, 하느님이 주신 이 땅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인류는 산업혁명 시대를 거쳐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이용하여 약자와 소수자, 자연을 착취했고 폭발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했습니다. 그 결과 지구 생태계는 사상 최단 시간 동안 빠른 속도로 망가졌고, 이제는 인류의 존재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만약 조금 더 일찍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다른 생명체를 걱정하고, 내가 사는 곳이 아니더라도 소중히 했다면 어땠을까요? 누군가 정의라는 원칙이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하느님의 말씀을 잊지 말라고 외치는 소리를 조금 더 일찍 들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생각보다 일찍 기후변화를 막고, 기후위기라는 단어는 몰랐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지켜야 할 정의는 무엇인지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태계와 환경 문제
생태계와 환경 문제는 기후위기로 인한 문제 중 가장 표면적이고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최근 세계 야생동물기금(WWF)은 ‘2020년 살아있는 지구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여 년간 인류의 도시화, 인구 증가, 산업 활동으로 숲과 습지 등 환경이 훼손되고, 기후변화를 초래했다고 합니다. 그 기후변화는 다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여 결과적으로 지구상 생명체의 68%가 줄어들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제 기후변화라는 단어에 녹아내리는 빙하에 매달린 북극곰만 떠올리기에는 너무 많은 동식물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인류 또한 지구에 살아가는 한 생명체로서 이런 대멸종과 환경의 파괴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장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위기는 생태 다양성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와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입니다. 생태 다양성이 줄어들면 전염병이 확산하기 쉬워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고, 동식물의 집단 폐사로 인한 농작물, 가축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와 가뭄, 물 부족으로 경작지 손실이 커지고 있어 세계적 식량난과 빈곤 문제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기후변화로 지역별 주요 특산물이 변하고, 가축의 전염병과의 방역 전쟁을 치르는 등 다양한 피해를 보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런 물 부족과 식량난은 기후난민과 기후전쟁마저 초래할 수 있어, 국제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북극곰 대신 지구의 최고 포식자인 인류의 모습이 그 이미지를 대신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경제적 문제
이러한 생태계와 환경 문제는 경제적 문제를 동반합니다. 앞서 소개했듯 농어업계의 영향을 시작으로, 극단적인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비용,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비용 등을 불러옵니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위기관리센터(Cambridge Centre for Risk Studies)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로 피해 본 경제적 비용은 연간 약 234조 원이며, 지난 20년간 발생한 1만1780번의 재해로 치러야 했던 비용은 총 약 4,676조 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게다가 이 비용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어, 하루빨리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실감케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올여름 발생한 최악의 장마로 최대 1조 원의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 규모에 비하면 한국 정부가 최근 그린뉴딜에 편성한 5,867억 원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사회적 문제
기후위기는 전지구적인 위기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런 피해비용은 누가 냈을까요? 녹색기후기금이라는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금융기구가 있지만, 사실상 그 피해는 다 각자 부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국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진행할 때도, 주요 선진국들이 위치한 북반구가 초래한 기후변화에 주요 개발도상국이 위치한 남반구가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견해 차이가 컸습니다.
하지만 결국, 선진국은 이제까지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인정하고 더 적극적인 감축 의무를 실행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모두의 역할이 중요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배출을 최대한 줄이기로 약속하면서 인류의 생사를 위해 합의를 해냈습니다.
이렇듯 국가 간의 정의로 인해 국제적 합의가 늦어진 문제도 크지만, 한 사회 내에서 약자의 피해를 무시한 채 기후변화 대응을 미뤄온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기후변화는 사회적, 정책적,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종, 젠더, 세대, 노동, 지역에 따라 구별되어 영향을 끼칩니다. 불볕더위로 죽어 나간 노동자와 취약계층, 자연재해에 큰 피해를 본 농어업 종사자, 기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도시가 사용하는 전기를 위한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 주민들, 기후 정책에 투표도 하지 못한 청소년 등 많은 사람이 부정의한 피해를 받아왔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를 포함한 많은 국가가 기후변화를 막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미뤄왔고, 위기는 커졌습니다. 다행히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기후위기 국회 결의안’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제로를 목표함과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성, 투명성 원칙’과 노동자, 사회적 약자 등을 고려한 ‘정의로운 전환 원칙’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제라도 정의의 원칙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이 모든 갈등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와 책임을 약자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것, 눈앞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생존을 위해 정의롭게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생명체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류는 자연을 착취했고, 자연을 착취하여 얻은 더 많은 권력과 자본으로 그렇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을 착취했습니다. 또 그렇게 고착된 사회는 또 다른 불평등을 낳았고, 기후위기를 심화했습니다.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의라는 원칙을 통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합니다.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어떤 선택을 하든 하느님이 말씀하신 정의를 잊지 않아야 하며, 그 길만이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2월호, 하바라(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가톨릭 굿뉴스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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