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기후위기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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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2,123회 작성일Date 21-03-24 18:30본문
[알아볼까요] 기후위기에서 살아남기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루카 11,9)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가 간절히 기도하고 원하면 우리를 구원해주셨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사는 우리로선 지금, 이 성경 말씀만큼 와 닿고, 간절히 바라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두 차례의 연재에서 기후위기란 무엇인지, 기후위기로 인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답답함은 커지고,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마음이 들기도 할 겁니다. 우리는 기후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를 우리가 막을 수 있는 것일까요? 이번 마지막 글에서 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은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찾아가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삼림을 훼손하고, 토지를 과도하게 개간하고,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고, 물건을 과하게 소비하면서 우리는 지구가 감당하지 못하는 만큼 자연을 소비하고, 버리고, 훼손했습니다. 어쩌다 한낱 생물 종인 인류가 이렇게 체계적이고 심각하게 지구를 망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인 행위를 한 것은 개인이지만, 그런 행위가 가능하게 한 것은 이 사회입니다. 하지만 이 사회 또한 개인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나부터 시작하여 나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이 사회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모두가 하느님이 주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한마음으로 기후위기를 막고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청하고, 찾고, 두드려야 합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생활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다행인 것은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정부에서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법안을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파리협약의 국제적 기조 아래 지난 9월에 국회가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하고 그에 맞춰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도 발표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하는 이례적인 성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주장하는 녹색성장과 탈탄소 경제계획에는 우리가 과하게 소비하고, 버리고, 훼손한 행위들에 대한 제재와 제안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소비를 통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방향으로의 기대를 부추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이 제안들에는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었던,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로 인해 기후변화가 발생했고, 그래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사회변화에는 반드시 지금의 부정의와 불평등을 해결해야만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고민이 지금보다 더 깊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청합시다. 우리가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 기후위기를 막아달라고 청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우리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생활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 목소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각자가 속한 직장, 가정, 사회에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도록 환경 영향을 고민하고, 방향을 고민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조금 더 생활 속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생활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텀블러, 장바구니 등을 사용하여 일회용품을 줄여 폐기물을 줄이는 것도 좋고요, 단위당 탄소발자국이 훨씬 큰 육류 섭취를 조금 줄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요즘 트렌드에 맞춰 환경과 기후를 생각해서 생산된 제품들을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유럽 등 재생에너지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깨끗한 에너지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대신 태양광, 태양열, 고효율 주택 건설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방법은 가능하겠지요. 어떤 활동을 하든, 탄소발자국을 줄일 방법을 한 번만 더 고민해서 찾으십시오. 찾으려고 노력하는 그 고민으로 이미 기후변화를 막는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에리카 체노웨스 교수가 제창한 ‘3.5%의 법칙’은 국가의 전체 인구 중 3.5%가 집회 및 시위를 지속하면 결국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시민사회의 역할과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최근 사회인식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97.7%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사회의 공통적인 문제로 주목받으면서, 환경단체와 기후단체의 활동으로 국한되어 있던 기후변화 운동이 더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2019년 결성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사회 각계각층의 개인과 단체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모였으며, 여기에는 종교, 인권, 여성, 에너지, 과학, 환경, 채식 동물권, 보건 의료, 노동 등 다양한 관계 단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여성단체, 동물권단체, 교육단체들이 앞 다투어 기후변화 의제로 토론회나 교육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안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시민사회는 기후운동으로 뭉치기도 하지만, 각각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가 각자의 분야에서 기후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제 다 같이 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기만 하면 됩니다.
기후 위기에 좌절하지 말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 필요해
2021년 올해는 지난 2015년 파리협정에서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으로 신기후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해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전 세계의 화석연료 소비 감축 등 적극적인 대처와 공조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상기후와 코로나상황까지 겹쳐 사람들의 불안함과 두려움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최근 기후 우울증이라는 병명이 나타날 만큼, 홍수와 폭염, 산불 등 이상기후를 겪으며 슬픔과 분노, 우울증 등 부정적인 감정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위기는 너무나 거대하고, 시간은 너무나 부족하며, 우리의 미래를 빼앗길 것만 같은 두려움이 듭니다. 저도 그런 두려움과 우울함에 힘들어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에 지기 전에 기후우울증에 먼저 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중국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마음속에 기후변화를 막고 싶다는 단단한 감정이 생긴 것을 믿습니다. 답답하고 암담한 기후위기 시대에 그 압박에 눌려 미리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많이 부족한 만큼 많이 청하고, 찾고, 두드립시다.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은 반드시 열릴 겁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3월호, 하바라(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가톨릭 굿뉴스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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