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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기후위기란 무엇인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984회 작성일Date 21-03-24 18:22

    본문

    [알아볼까요] 기후위기란 무엇인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 1,28)

     

    인간은 본디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인간이 사는 지구를 보살피고, 지구에 사는 다른 생물들을 다스리도록 명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위기로 인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은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합니다. 앞으로 3회에 걸쳐 기후위기는 무엇인지,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날 일들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위기

     

    어느 순간부터 전례 없는 자연재해, 이상기후, 빙하의 손실,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에 대한 뉴스가 여기저기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1월까지 호주에는 지옥을 방불케 하는 어마어마한 산불로 30억 마리의 동물이 사망했고, 같은 기간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는 성경에 나온 8번째 재앙 수준의 메뚜기떼로 농지가 초토화되었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방식까지 바꿔버렸습니다.

     

    인류가 역대 최악의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자연재해는 멈추지 않고, 아시아 몬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캘리포니아 산불, 눈으로 덮여있던 시베리아에서 기온이 38℃까지 상승하는 등 블록버스터급 재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났습니다. 올여름 47일간의 최악의 장마로 인해 50여 명의 사상자가 생기고 약 6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저도 가족여행 도중 장마로 인한 도로 유실과 폭우, 범람을 겪으며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는데요, 이런 모든 재난의 원인은 바로 단 하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의 역사

     

    기후위기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어느 순간 기후변화라는 말 대신 기후위기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사실 두 단어가 가리키는 현상은 같습니다. 다만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단순한 변화가 아닌 모든 생태계 생존의 위기임을 인정하고 사람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는 20세기 중반 이후의 인간 활동의 결과로 지구온난화가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기후변화의 증거이자 결과로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 상승, 바다의 온난화, 극지방의 빙상 수축, 세계 곳곳의 빙하 감소, 북반구의 적설량 감소, 해수면 상승, 북극 해빙의 감소, 극단적인 자연재해, 해양 산성화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이제야 알게 된 걸까요? 아닙니다. 벌써 30년 전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인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협약(UNFCCC)이 채택됐고, 실행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출범했습니다. 1997년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선진국에 역사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의 책임을 묻고,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이어 여러 선진국이 의정서 참여를 거부하고, 폭발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시작하는 중국과 인도는 개발도상국으로 감축 의무가 없었기에, 교토의정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그 후 2015년,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파리협정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감축 의무를 나누지 않고, 모든 국가가 스스로 감축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공통의 목표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 이하로 노력하자는 국제적 합의를 해냈습니다.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 기준 45%의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2050년까지 순배출제로를 달성해야만 합니다(IPCC 1.5℃ 특별보고서, 2018). 하지만 여전히 경제발전이 우선이라는 명목 아래 각국의 견해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또한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설마 우리 자식들까지는 괜찮겠지…’

     

    오랜 시간 기후변화 대응 논의과정에서 기후변화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당장 경제적 발전과 이해관계의 눈치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에 지지부진한 채로 30여 년이 흘러왔고, 기후위기는 이제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되어 다가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8년 제24차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변화는 현세대의 일이라는 목소리가 국제 사회에게 호통을 칩니다.

     

    스웨덴의 학생인 그레타 툰베리(16)가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라는 팻말을 들고, 각국의 대표인 회의참가자들에게 “당신들은 자녀를 사랑한다 말하지만,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기후변화의 결과를 맞이할 ‘미래세대’가 얼굴조차 모르는 몇 세대 후의 일일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 ‘미래세대’는 지금 살고 있는, 혹은 곧 태어날 ‘자식세대’라는 것을 알려준 것입니다. 툰베리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가 일어났으며, 지금도 많은 청년이 ‘기후위기 때문이 아닌, 늙어서 죽고 싶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 기조에 따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그린뉴딜을 하고, 더 나아가 10월28일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순배출제로)을 선언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대단한 첫걸음이지만, 생존을 위해 가야 하는 길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한발짝 한발짝, 순간순간이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기후위기로부터의 생존, 우리가 모두 하나 되어야만 이뤄낼 수 있는 미래입니다.

     

     

    코로나19의 아이러니

     

    코로나는 전례 없는 전염성과 유행성으로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습니다. 코로나는 왜 발생했을까요? 예상하듯이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인류의 팽창으로 야생 생태계와 접촉이 증가하여 인수(人獸) 공통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생태 다양성이 줄어들어 전염병의 확산이 빨라집니다. 게다가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새로운 질병이 창궐하고 오래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고, 열대 지역의 질병까지 북상하면서 위험은 배가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의 정점인 코로나19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전세계의 경제가 유래 없이 멈추면서, 봉쇄의 정점이었던 4월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과 대비하여 17% 수준으로 감소하고, 인간의 빈자리에 자연 생태계가 되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어, 다시 한 번 인류의 책임과 역할을 통감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1월호, 하바라(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가톨릭 굿뉴스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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