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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의 삶에 깃든 말씀] 삼위일체의 복녀 엘리사벳(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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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목동성당 댓글 0건 조회Hit 1,578회 작성일Date 19-11-11 15:51

    본문

    [성인의 삶에 깃든 말씀] 삼위일체의 복녀 엘리사벳 - 삼위일체 하느님의 현존 체험

     

     

    복녀 엘리사벳 생애

     

    가르멜 성인 중에는 아직 한국 교회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보석처럼 빛나는 숨은 분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성녀 소화 데레사와 동시대 사람이자 그분만큼이나 깊은 영성을 지닌 프랑스의 가르멜 수녀인 ‘삼위일체의 복녀 엘리사벳’이 있습니다. 1880년 8월 18일 프랑스 브루주 근처의 아보르에 있는 군영 막사에서 태어나 ‘엘리사벳 카테즈’라는 속명俗名으로 불린 엘리사벳은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족과 함께 디종으로 이사하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감수성이 풍부했던 엘리사벳은 남다른 예술가 기질을 보였고 어머니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피아니스트’로 성장하였습니다. 열서너 살 무렵에는 디종 시의 콘세르바토르에서 주최하는 피아노 콩쿠르에서 두 번이나 대상을 탔습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엘리사벳 역시 어린 시절부터 신심이 깊었으며, 집 근처 가르멜 수녀원과 인연을 맺으면서 이미 열네 살에 주님을 위해 개인적인 동정 서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스물한 살이 되던 1901년 8월 2일,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디종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여 1903년에 첫 서원을 발했습니다. 이듬해인 1904년 11월에는 엘리사벳의 영성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삼위일체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기도문을 작성했습니다.

     

    1905년 부활절 즈음해서 사도 바오로의 서간집을 묵상하는 중에 삼위일체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자신의 성소를 발견하는 깊은 영적 체험을 했습니다. 1906년 예수 승천 대축일 즈음에는 하느님과 깊이 일치하는 신비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에디슨병으로 약 9개월 동안 극심한 병고에 시달리다 같은 해 11월 9일, 스물여섯 살로 짧은 생애를 마감한 엘리사벳은 1984년 11월 2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복되었습니다.

     

     

    영원한 임이시며 사랑이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현존

     

    복녀 엘리사벳의 영성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성부, 성자, 성령, 곧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현존을 강조하는 데 있습니다. 복녀는 인간 존재의 영원한 임이자 사랑이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체험하고 증언했으며, 다양한 영적 작품 외에 숱한 편지를 통해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우리가 이승의 순례 여정을 마치고 천국에서 누리게 될 것은 하느님과 더불어 깊은 사랑의 친교를 나누는 삶일 것입니다. 그러나 엘리사벳은 이미 현세에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체험하는 가운데 이승에서부터 천국을 살고자 했으며, 스스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영광을 영원히 찬미하는 영혼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하느님 영광의 찬미’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복녀는 구체적으로 어디서 삼위일체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했을까요? 그는 바로 자신의 영혼 깊은 심연深淵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복녀는 선종하기 몇 달 전에 쓴 묵상집 《믿음 안에서 천국》에서 루카 17,21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 머무르는 가운데 당신 영광의 나라에서 살도록 그분이 부르셨기에, 그분을 만나기 위해 더는 우리 바깥으로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나라가 바로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복녀는 영혼의 중심에 살고 계시는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우리도 바로 그곳으로 들어가 그분을 만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복녀는 “영혼이 가진 전력을 다하여, 하느님을 완전히 알고, 사랑하며, 온통 하느님을 즐길 수 있게 될 때, 하느님 안에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가장 깊은 영의 중심에 이르게 됩니다”라고 가르칩니다.

     

     

    어떻게 이승에서 천국을 살 수 있을까?

     

    그러면 영혼은 어떻게 자신 안에 깊이 숨어 계신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을까요? 복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영혼을 하느님과 일치하게 하는 것은 사랑입니다. … 아주 낮은 도수의 사랑을 갖고 있어도 이미 그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그 사랑이 완전한 영역에 다다르게 될 때 영혼은 ‘가장 깊은 중심’에 이르며, 거기서 하느님처럼 변모됩니다.”

     

    이렇듯 복녀 엘리사벳은 우리가 우리 안에 숨어 계신 하느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그분과 함께 이승의 여정을 어떻게 천국처럼 살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자 했습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사랑의 일치’, 이것이 결국 인간이 도달해야 할 영적 여정의 최고봉입니다. 이 정상을 향한 이승의 여정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선하심과 사랑, 자비를 체험한 사람은 그분의 영광을 찬미하며 감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녀 엘리사벳은 자기 내면에서 발견한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며 우리 또한 그분의 영광을 함께 찬미하는 ‘영광의 찬미’가 되도록 초대합니다.

     

    복녀 엘리사벳의 영성은 물질문명의 발달로 감각적인 외적 세계에 마음을 빼앗긴 현대인에게 진정한 행복이 어디 있는지, 또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삶의 근본 문제들에 대해 답변해 줍니다. 인간의 참된 행복은 우리 영혼 깊은 곳에 숨어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분 곁에 머물며, 그분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데 있다고.

     

    * 윤주현 신부는 로마 테레시아눔에서 신학적 인간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스페인의 아빌라 신비신학 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대구 가르멜 수도원 원장,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과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성서와 함께, 2015년 11월호(통권 476호), 윤주현 베네딕토]

     

    ※ 삼위일체의 엘리사벳은 2016년 10월 16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횡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 카톨릭 굿뉴스 자료실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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