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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랍기만 한 하느님 섭리의 경험들…「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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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홍보부 댓글 0건 조회Hit 319회 작성일Date 24-12-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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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를 비롯한 성직자와 수도자 11명의 하느님 체험 에세이 모음집이다. 하느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 사람으로 이끄시는 모습이 신비롭고 절절하다. 한 번뿐인 삶의 길에서 각자의 성소를 식별하고 결단을 내리는 과정들이 감명 깊다.


    1953년 사제 수품을 받고 한국에 파견됐던 두봉 주교는 최근 방송 ‘유퀴즈’ 출연 후 전국 각지에서 오는 다양한 이들을 만난다. 사고로 하루아침에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가 오기도 하고 비신자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두봉 천주교회’ 문패가 있는 경북 의성의 보금자리에서 두봉 주교는 주님께서 허락하신 만남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누가 찾아와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두봉 주교는 “주님께 맡긴다는 것은 주님의 은총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도움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여러 결정할 일들 속에서 할 일은 해야 하지만, “ ‘무엇보다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대로 산다, 그래서 고맙다’는 그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교회 두 번째 장애인 사제인 작은 예수 수도회 봉하령(요셉) 신부는 어릴 적에 사고로 왼팔을 잃고 장애인으로 살면서 수도회에 입회한 후, 33세의 나이에 신학교에 입학한 과정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2008년 부제품을 받고 2023년 7월에 사제로 서품된 봉 신부는 긴 시간 동안 끝없이 좌절하고 쓰러지기를 반복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오직 하나 ‘기도’ 밖에 없었다고 토로한다. 또 “고통이 없었다면, 아픔이 없었다면 좌절이 없었다면 그토록 애절하게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고 한다.


    구독자 4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내 안에 머물러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김재덕(베드로) 신부는 사제가 되려는 의도가 처음에는 아주 ‘불순’했다. ‘신부가 되면 자동차를 사 주겠다’는 본당 신부의 말에 신학교 입학을 결정했다. 면접에서 ‘신학교 떨어지면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받아 주실 때까지 살겠다’고 답하고는 떨어진 줄 알았으나, 오히려 그 말이 ‘성소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으로 모아져 사제의 길을 걷게 됐다. 신학교 성적도 좋지 않았고, 믿음이 컸던 것도 아니었으며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것도 아닌 부족한 자신을 당신의 도구로 변화시킨 모습에 김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통해, 때로는 기다림을 통해, 때로는 동기 신부들과 달랐던 신학교 생활을 통해 … 당시에는 아프고 힘든 일이었지만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뤘던 것이다.”(88쪽)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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